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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요약


일시 : 2018년 7월 16일 오후 12시 30분 경

위치 : 고베 맨숀 (경기 수원시 영통구 대학1로 58번길 6)

알콜 : -

점수 : ★★ (4.0)

감상 : 메밀소바에 대한 특별한 어떤 기술적인 노하우가 존재하는 것인지는 잘 모른다. 그래서 메밀 소바는 그냥 다 똑같은 것 같다. 맛이 없지 않으면 성공한 것이 메밀 소바 !



상세 내용
요즘 같이 찌는 듯한 더위에는 밥이라도 시원한 걸 먹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바로 고베 맨숀입니다. 고베 맨숀에서 간장 새우와의 끔찍한 추억이 생긴 후로 그 곳 주변에만 가도 괜히 우울해지고 알수 없는 두려움이 저를 감싸오게 되어서 섣불리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었는데요. 사실 간장새우 어쩌고 비빔밥 말고 다른 메뉴들은 제가 맛있게 먹었었고, 항상 언젠가 '메밀 소바도 먹어봐야지' 하고 있었던 마음에 다시 한번 큰 용기를 내어 이 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 곳의 메밀 소바는 냉 메밀소바와 비빔 메일 소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이 가게 안에 들어가기 전까지 저는 시원한 국물의 냉 메밀 소바를 먹어야겠다고 다짐했었으나, 평소 맵고 짠 맛의 음식을 더 선호하는 편이어서 막상 주문을 할 때는 비빔 메밀 소바를 시키고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실 별거 없다고 생각하는 메뉴 중 하나가 메밀 소바인데요, 냉 메밀 소바의 경우에는 메밀 면을 그냥 찬 국물에 담궈주면 되고, 비빔 메밀 소바는 국물 대신 양념장을 넣어서 주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메뉴가 금방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예상은 빗나가버렸습니다. 동행인이 주문한 고베 버터 우솥밥이 먼저 나와버린 것이지요. 심지어 다른 테이블에서 더 늦게 주문한 버터 우솥밥도 훨씬 먼저 나와버렸습니다. 면을 직접 뽑는 것일까요 ? 아무래도 음식에 대한 깊은 배경 지식이 없는 제가 너무 쉽게 생각해 버린 탓이겠지요. 무언가 엄청난 정성과 스킬, 노하우가 담긴 비법이 존재하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한 그릇의 메밀 소바를 이 세상에 내어놓기 위해 주방에서 벌어지게 될 주방장의 끊임없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 모진 더위를 선사하는 잔인한 이 지구와의 싸움을 생각하며 속으로 그를 응원하고 있던 찰나, 그 인고의 기간을 거쳐 드디어 비빔 메밀 소바가 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첫 인상은 나름 인상적이었습니다. 쟁반위에 정갈하게 놓여있는 생강과 락교, 샐러드, 고추 절임은 고베 맨숀의 시그니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뭐 대단한 반찬도 아니지만 쟁반위에 놓여있는 그 자태를 보면 괜시리 아 이것을 곁들여 먹으면 정말로 맛있겠구나 ! 하게 됩니다. 이런 시그니쳐는 간장 새우 머시기 비빔밥인지 덮밥인지에도 있었지요. 그때는 뭘 먹어도 맛이 없긴 했습니다. 아무튼 그 쟁반을 처음 받게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족할겁니다. 깔끔하고, 이쁩니다 일단 그 그릇이나 배치가. 그리고 곧 본 메뉴를 보게 되었습니다. 오 엄청난 양의 야채입니다. 거기다 신선해보입니다. 아삭아삭함이 씹기도 전에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야채를 살짝 들어 아래를 보니 면과 양념장이 있습니다. 사실 처음 이 쟁반을 받고 메밀 소바 그릇을 보았을 때는 잉 ? 양념은 어디로 ? 하며 잠시 눈을 방황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곧 야채 밑의 양념을 보고 놀란 제 마음을 다시 추스릴 수 있었습니다. 양념을 야채 밑에 배치한 것은 아주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신선한 야채를 한껏 자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영리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그 치밀한 야채를 배치하기 위해 온 정신을 다 쏟았을 주방장의 수고를 생각하며 젓가락으로 그것들을 비벼봅니다. 마치 열심히 도미노를 세우고 있는 친구 옆에서 도미노를 무너뜨리듯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최대한 냉정한 표정과 흔들림없는 마음으로 휘적거려 줍니다.

새하얀 속살을 자랑하던 야채들이 순식간에 빨갛게 물들어 갑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뒤섞여버린 재료들과 면, 그들을 다 뒤덮어버린 양념. 이제 먹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한 젓가락 집어봅니다. 면과 야채가 함께 잘 어우러져 젓가락 사이에 잡혀 올라옵니다. 이거 놔, 난 아직 해야할 일이 있어 ! 라고 말하듯이 야채들은 아직도 싱싱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쩔수 없습니다. 그들의 진정한 역할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요. 한입 크게 먹어봅니다. 오, 아주 풍성한 야채와 입안을 가득 채우는 면발이 큰 만족감과 즐거움을 줍니다. 면의 상태도 아주 좋습니다. 아마도 이 면을 만들기 위해 주방장은 그리 오랜 시간을 노력한것이겠지요. 그게 아니라면 야채를 최대한 이쁘게 썰기 위해 시간을 소비한 것일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왜 늦게 나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사실 그렇게 늦게 나온 편은 아니지만 간장 새우 어쩌고를 먹고 마음의 상처를 받은 저는 조금 모진 마음으로 이 곳을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빠르게 나오지 않은 것은 확실합니다. 손님이 매장의 절반도 차지 않았는데 이 정도였으니, 손님이 많으면 어떻게 될지는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열심히 준비된 재료들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립니다. 메밀 소바는 뜨겁지도, 크게 맵지도 않기 때문에 꽤 굉장한 속도로 먹어치워버릴 수 있습니다. 매장의 냉방도 훌륭한 편이어서 나름 매운 간의 음식을 먹었지만 땀도 한방울 흘리지 않았습니다 대놓고 자극적이지도 않고 나름 고소함도 함께 존재하는 비빔 메밀 소바였습니다. 쟁반위에 함께 놓여진 락교와 샐러드가 비빔 메밀소바의 풍미를 한층 더 해줍니다. 이 메뉴는 사실 꽤 먹을만 합니다. 가격도 7천원으로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조금 비싼 느낌이 있는 메뉴입니다. (?) 6천원이면 아주 만족스럽게 먹겠습니다만 그건 도둑놈 심보같네요. 제 블로그의 유입 경로를 보면 80% 이상은 광교 짬뽕에 대한 검색을 통해 제 블로그로으 방문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요즘같이 더울 때는 짬뽕도 좋지만 고베 맨숀의 비빔 메밀 소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냉 메밀 소바를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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