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8년 7월 17일 오후 12시 20분 경
위치 : 전주 콩나물 뚝배기 광교 본점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1378-8 )
알콜 : -
점수 : ★★★ (3.0)
감상 : 9,000원이라면 먹을만 한 삼계탕. 복날이니깐 인정 ㅎ
왜냐면 오늘이 복날이었기 때문이죠.
오늘 방문한 식당은 광교 전주 콩나물 국밥집입니다.
이 곳은 평소에 제가 참 좋아하는 곳인데요,
사실 콩나물 국밥이라는게 크게 매력적이진 않은 음식이지 않습니까 ?
뭐 고기도 없고 진짜 정직하게 이름 그대로 콩나물만 한웅큼 때려넣은 국밥이지요.
그래서 이 곳에 처음 방문하던 그 때는 큰 기대감이 없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한 숟갈 떠서 그 국물의 맛을 보았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뜨겁게 김이 펄펄 나고 있는 그 국밥에서 말이죠.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뭐랄까 좀 더 초월적인 느낌인데요. 제가 글이 조금 서툴러서 그 표현을 잘 못하겠습니다.
뜨거운데, 그게 너무 뜨거운데 시원한 그것 있지 않습니까 ?
흔히 아재가 되었다고 하는 그 표현말입니다.
그 표현이 딱 어울리는 국밥이 바로 이 곳의 콩나물 국밥이었습니다.
진심으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시원할 수가 ?
미쳐 몰랐던 것입니다. 콩나물이 가진 진정한 잠재력과 그들의 진정성을 말이죠...
예전 부터 대한민국에서 규정한 교육 과정을 열심히 따라온 아이들에게는 어떤 하나의 메타포에 대한 클리셰 중 하나로,
악보 위의 음표들을 흔히 콩나물에 비유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악보에는 아주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습니다.
락, 재즈, 발라드, 랩, 클래식 등등 다양한 음악을 담아낼 수 있고, 그 음악 속에는 다양한 메세지와 영감 등이 담겨 있지요.
이 국밥집에서 사용하는 콩나물은 아무래도 하드코어 락을 하는데 사용된 음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만한 열정이 이 콩나물 국밥에서 아무런 필터 없이 날것 그대로 느껴집니다.
콩나물 비린내가 난다는 것이 아닙니다. 날것과 같이 생생한 열정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콩나물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 음표는 이전에 말했으니 통과.
콩나물은 흔히 대가리를 따버려야지 하는 강박을 느끼게 하던지,
초등학교때 대충 쑤셔 박아놓고 그늘에 두면 알아서 자라고 그 후엔 대가리를 따버리는 정도의 이미지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이 가게의 콩나물 국밥을 한번 드셔보시면 콩나물이 그렇게 대가리만 따는데 쓰이는건 아니구나 하는 것을 동감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계탕을 먹은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이 집의 콩나물 국밥이 너무나 맛있는 바람에 얘기가 잠시 샜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삼계탕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면,
가격은 11,000원으로서, 제대로 된 삼계탕이라면 충분히 지불할 의사가 있을만한 가격입니다.
닭한마리가 통째로 들어있지요, 근데 이 닭은 몇일 전에는 병아리 였을지도 모릅니다. 그 정도로 닭의 크기는 다소 작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먹을 게 아주 없는 그런 형편 없는 닭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작긴 작아 ...!)
그리고 이 자그마한 닭을 아주 오래오래 끓여왔던 모양입니다. 뼈가 다 익어있었을 정도입니다.
이 자그마한 닭에도 있을건 또 다 있어서 뼈가 아주 많아서 발라내는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뼈 마저도 다 익어버려서 손을 대기만 하면 퍼석 하고 부러집니다. 난감합니다.
어린날의 패기가 아직까지 저에게 남아있었다면 뼈까지 아그작 아그작 다 씹어 먹어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제는 그것도 힘이 듭니다 ㅎㅎ
국물은 좋은 편입니다. 일반적인 삼계탕의 맛입니다. 밥 말아먹기 딱 좋은 간과 맛입니다.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은 딱 인스턴트 삼계탕의 맛입니다. 어떤 인스턴트 삼계탕을 사용했을지 궁금해집니다.
삼계탕 안의 닭에도 찹쌀이 어느정도 들어있고, 밥도 한 공기가 제공되기 때문에 배부르게 한끼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삼계탕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했으나 콩나물국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은 느낌이군요.
아무튼 삼계탕에 대해 요약을 해보자면,
가녀린 닭을 사용한 인스턴트 삼계탕을 먹는데 11,000원은 조금 아쉽다. 입니다.
복날에 삼계탕을 먹는 것은 한국인 직장인의 하나의 할일 목록과도 같습니다만, 복날은 오늘로 끝이죠 ㅎㅎ
이 가게에서는 콩나물국을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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